폭스바겐이 브랜드의 가장 저렴한 전기차가 될 ID.1 모델을 포르투갈에서 생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 결정은 포르투갈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 지원 약속과 함께 이루어졌으며, 이를 통해 폭스바겐은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고 있다.
포르투갈 정부의 3천만 유로 지원 약속
폭스바겐 포르투갈 법인 대표 토마스 헤겔 군터(Thomas Hegel Gunther)는 이번 주 포르투갈 정부와 신형 소형 전기차 ID.1을 팔멜라(Palmela)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내용의 의향서에 서명했다. 이에 화답하여 마누엘 카스트로 알메이다(Manuel Castro Almeida) 포르투갈 경제부 장관은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3천만 유로(약 445억 원)의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알메이다 장관은 “폭스바겐 그룹이 보급형 전기차 모델을 이곳 팔멜라에서 생산하기로 한 결정은 포르투갈 산업에 매우 중요한 투자”라며, “이번 투자는 포르투갈에 대한 신뢰의 증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수도 리스본에서 남동쪽으로 약 40km 떨어진 팔멜라 공장은 유럽 내에서도 가장 효율적인 생산 시설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2027년 양산 목표 및 생산 라인 전환
폭스바겐은 이미 연초에 ID.1의 생산지를 포르투갈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팔멜라 공장은 2027년 말까지 전기차 생산을 위한 설비 전환을 완료해야 한다. 보도에 따르면 ID.1은 기존 내연기관 모델들과 동일한 생산 라인에서 병행 생산될 예정이다. 별도의 조립 라인을 신설하지는 않지만, 기존 라인을 전기차 생산에 맞게 개조하는 데에는 수백만 유로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ID.1은 2027년부터 2만 유로(약 2,970만 원)의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되어 폭스바겐의 가장 저렴한 전기차 모델이 될 전망이다. 당초 독일 내 생산은 높은 인건비와 제조 비용으로 인해 판매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어 일찌감치 고려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수익성 위기 속 저가 모델의 과제
그러나 ID.1의 낮은 판매 가격은 여러 가지 의문을 낳고 있다. 폭스바겐이 차량 부품을 얼마나 자체 생산하고 외부에서 조달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불분명하다. 특히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에 대한 세부 정보 역시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무엇보다 폭스바겐 그룹에 중요한 것은 이 소형 저가 모델이 얼마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느냐이다. 현재 폭스바겐은 심각한 수익성 위기를 겪고 있으며, 최근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이에 그룹은 2020년대 말까지 약 150억 유로(약 22조 원)의 비용을 영구적으로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독일 내 사업장에서 약 3만 5천 개의 일자리를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방식으로 감축할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