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지나도 괜찮을까? 우유·계란·요플레 섭취 가능성 재조명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의 차이

냉장고 속 유제품이나 계란처럼 유통기한이 짧은 식품은 자칫 방심하면 쉽게 기한을 넘기기 십상이다. 특히 유통기한이 하루 이틀 지난 식품을 마주하면 버리기 아깝다는 생각에 섭취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과연 이런 선택이 건강에 해롭지 않을까 우려가 따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유통기한은 식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한’을 의미한다. 반면 소비자가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기간은 ‘소비기한’으로 구분된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2013년부터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을 나눠 표기하도록 했다. 단순히 유통기한보다 소비기한이 길다고 이해해서는 안 되며, 식품의 특성과 보관 조건 등에 따라 그 기준은 달라질 수 있다.

유통기한 지나도 먹을 수 있는 우유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이라도 반드시 폐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우유다. 일반적으로 우유의 유통기한은 냉장 상태 기준으로 약 9~14일로 설정돼 있다. 하지만 개봉하지 않고 냉장 보관만 잘하면 최대 45일까지 섭취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 중인 우유 3종, 유음료 4종, 치즈 2종을 개봉 여부에 따라 나눠 냉장 온도(0~5도)에서 유통기한 경과 후 미생물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우유는 개봉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 50일까지 일반세균과 대장균이 검출되지 않았고, 유음료와 치즈도 각각 30일, 70일까지 미생물 오염이 없었다. 물론 이는 철저히 관리된 조건에서 이뤄진 실험이므로, 실제 섭취 여부는 색, 냄새, 맛 등 제품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

계란과 요플레도 예외 아니다

우유뿐 아니라 계란과 요플레도 유통기한 이후 섭취 가능한 식품으로 꼽힌다. 계란은 유통기한이 3주가 지나도 먹을 수 있으며, 물에 넣었을 때 가라앉는다면 안전하다는 판단 기준이 된다. 가라앉지 않고 떠오른다면 내부 부패가 의심되므로 섭취를 피해야 한다.

요플레는 락트산 발효 과정으로 만들어진 발효 유제품이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나도 섭취가 가능하다. 발효로 생성된 유기산이 산화를 방지하는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플레의 색이 변했거나 곰팡이가 핀 경우에는 절대로 섭취해서는 안 된다. 이는 변질의 신호로,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관 상태와 관찰이 중요

결론적으로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이라고 해도 무조건 폐기할 필요는 없다. 다만 섭취 전에는 반드시 보관 상태, 외관, 냄새, 맛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정부가 소비기한 표시를 확대 도입한 이유 역시 먹을 수 있는 식품의 낭비를 줄이고, 식품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돕기 위해서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우유나 계란, 요플레 등은 섭취 가능 여부를 단순히 유통기한에만 의존하지 말고, 실제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른 식품 정보와 보관 상식을 갖추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